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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작전명 발키리 (Valkyrie, 2008)

[Movie/Review]

발키리
'난 자라면서 나찌를,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다.' 는 탐 크루즈의 말처럼 많은 이들은 알게모르게 히틀러라는 존재 자체를 증오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까지 미친 나찌의 파시즘적인 군국주의의 영향과 그로 인한 인류사에서 유래없는 희생들이 역사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히틀러에 대한 증오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역시 틀리지 않은데,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에서 뿐만 아니라 독일 내부에서도 자신들의 총통 히틀러를 세상에서 지우고 싶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영화 "발키리"는 역사 속에 기록된 독일 내부에서의 마지막 히틀러 암살 시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북아프리카 전장에서 일기를 쓰는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버그 대령(탐 크루즈 분)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히틀러의 광기가 독일 뿐만 아니라 전 유럽을 황폐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 히틀러를 막아야한다고 생각한 그는 그런 심중이 드러난 바람에 이 곳 전장으로 발령이 난 상태입니다. 그는 그 곳에서 적군의 기습 폭격으로 인해 왼쪽 눈과 오른쪽 손, 왼쪽 손의 손가락 두개를 잃습니다. 병원으로 후송을 오게 된 슈타우펜버그는 베를린에서 히틀러 암살 시도를 모의하던 또 다른 세력과 접촉을 하게 되고, 히틀러를 죽이기 위한 계획을 짭니다.

슈타우펜버그 대령이나 다른 이들이 히틀러를 죽이려는 이유는 영화에서는 간단합니다. 히틀러는 결국 독일을, 유럽을 전화로 모두 불태울것이다. 그러니 그를 막아야 한다. 다만 슈타우펜버그에 대해서만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어갑니다. 슈타우펜버그는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그리고 아이들과 해후합니다. 집에는 바그너 곡의 '발퀴레의 비행'이 울려퍼지고, 남자아이들은 척척 각을 맞추어 행진을 하는 척하고 딸 아이는 그의 군모를 쓰고 경례를 합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슈타우펜버그의 눈빛은 아버지의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습에 슈타우펜버그와 가족은 지하실로 대피하고 울려퍼지던 '발퀴레의 비행'은 중단 됩니다. 영화 속에서도 히틀러를 통해 직접 언급되지만, 바그너의 저작활동은 게르만 민족의 신화를 완성화고, 그것을 통해 민족주의로의 결집과 나찌의 군국주의를 부추기는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에서 베트남 마을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던 장면에서도 흘러나오던 그 곡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공통적 함의를 가지고 영화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의 사심없는 행동을 통해 영화는 나찌즘이란 악령에 사로 잡혀 있는 독일과 그것을 바라보던 한 아버지, 나라를 위하는 군인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암살 음모를 다룬 스릴러지만 장르적으로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두고 있고, 그로 인해 이미 이야기의 결말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히틀러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합니다. 히틀러는 그들의 손에 죽지 않았고 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이는 "타이타닉"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이에 대해 '관객들은 마지막은 알고 있지만, 이 특별한 이야기의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고 있다. 그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이미 "유주얼 서스펙트"로 브라이언 싱어가 자신의 재능을 입증하기도 했지만, 이 후 세 편의 코믹스 영화를 연출한 후 다시 스릴러로 돌아온 그는 여전히 그 재능을 잃지 않았습니다. 약점을 안고 있음에도 영화는 곳곳의 촘촘한 스릴러적인 기교로 극의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히틀러의 벙커와 외부 건물에서 히틀러 암살 시도 직전에 보이는 모습은 긴장의 끈을 팽팽이 잡아당깁니다. 영화는 영리하게 전체를 히틀러 암살 시도에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영화의 2/3 지점에서 폭탄이 터지고, 슈타우펜버그 대령 일행은 그들이 계획했던 발키리 작전을 이용한 베를린 장악 계획을 실행합니다. 그들의 계획은 성공할 듯 보입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히틀러의 '내 목소리를 기억하나?' 한마디로 모든 것은 바뀝니다. '난 자라면서 나찌를,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다.' 그 바람을 영화는 이용합니다. 관객들은 슈타우펜버그들에게 동화되고 이미 역사를 통해 인지하고 있는, 예정되어 있는 그들의 실패와 그로 인한 몰락은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거기에 전반부와 같이 시침뚝 떼고 밀어붙이는 스릴러적 기교가 결합되면 또다른 의미의 서스펜스가 발생합니다. 치명적 약점을 오히려 이용하는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키리"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지만, 또한 우리가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나찌의, 히틀러의 광기 속에도 그 중심부에서는 이성적인 이들이 존재했고, 그들이 그들의 이상을 실행에 옮겼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그들의 실행을 흥미로운 스릴러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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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황두 [2009/01/23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잘 봤습니다. 기대되네요. ㅎㅎ

  2. 아이언맨 [2009/01/23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정말 영화보다 스테판님 리뷰가 더재밌습니다 ㅎㅎ 꼭봐야겠군요 발키리.

    ps. 16일날 코엑스에 트랜스포터를 보러갔다가 예매하는곳이 막혀버려서 무슨일인가 했더니 톰크루즈씨가 오셧더군요.ㅎ 빙 둘러가야해서 불편했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볼수있었습니다 ㅎㅎ

  3. 설리반 [2009/01/24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심야로 봤는데 극장 안이 사람들로 꽉찼더군요.
    영화도 정말 좋았습니다~ 간만에 제대로 된 명품 스릴러를 본 듯한 느낌^^
    톰 연기는 물론 모든 배우들의 연기도 다 퍼펙트했고 특히 감독의 연출력이 예술입니다^^; 그 긴장감이란..ㅎㅎ

  4. jjwonhbk [2009/01/24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리뷰보니깐 안심해도 되겠네요 ㅎㅎ 꼭 봐야지~

  5. BlogIcon 작은선물 [2009/01/24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2일 저녁에 봤습니다. 결말이야 뻔했지만, 과정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군요. 탐 형님의 어이없는 종교만 아니어도 그의 열혈팬이 될텐데... (이러면서도 X-Files의 광팬이라는... 쩝...)

  6. BlogIcon 헝그리언 [2009/01/24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릴러로 돌아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무척 반갑더군요.
    역시 그의 재능은 스릴러 장르에서 가장 빛나는 것 같습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7. rimbaud [2009/01/24 1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 두 번째 관람을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수퍼맨 리턴즈'에서 싱어에게 실망을 느꼈지만, '발키리'로 다시 그에게 하트를 보내는 중이죠. :-)

  8. 질풍노도 [2009/01/24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 관람하고 오는 길입니다 ㅎㅎㅎ 브라이언 싱어 정말 대단한듯..ㅠ 영화 내내 퍼지는 그 긴장감..ㄷㄷ

  9. 이안 [2009/01/24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어제 봤는데, 영화 괜찮았어요. 돈 아깝지 않았어요 ㅎㅎ 어떤분은 보고 나더니 박수 치던데 ㅎㅎ

  10. BlogIcon 배트맨 [2009/01/24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초에 본 영화 두편 <쌍화점>과 <디파이언스>에서 느낀 실망감으로 그로기 상태까지 갔었던 저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건져주더군요. 상영관을 나서면서 가득 느껴지는 만족감에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

    전반부에는 서스펜스를, 그리고 관객들이 다 아는 사실을 파헤치는 후반부는 드라마를 깔아놓은 구성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제 다음 작품은 <체인질링>으로 달립니다. ^^

    • BlogIcon Stephan [2009/01/24 1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체인질링>은 전 오늘 보고 왔네요^^

    • BlogIcon 배트맨 [2009/01/24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발키리>만 미리 예매해놓고, <체인질링>은 아직 예매를 못했네요. 부럽습니다. 오늘 가보니 상영관에 사람들로 미어터지더군요. T.T

      명보극장이 한참 잘 나가던 시절에 <지옥의 묵시록>을 그곳에서 봤었는데 바그너의 음악이 흘러나오던 시퀀스의 임팩트가 꽤 컸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때 명보가 THX 인증을 받았던 시절이여서요. 그때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였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꽤 인상적으로 사용이 되더라고요. ^^

  11. BlogIcon 아쉬타카 [2009/01/24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브라이언 싱어가 장르 영화에 있어서는 재주가 있는 영화 감독인것 같아요.
    저도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되네요~

  12. 열혈고딩 [2009/01/26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말을 뻔히 아는데도 이정도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다니...기대안하고 봤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13. BlogIcon VISUS [2009/02/16 1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하나 걸고 갑니다. ^^